작년 이맘때쯤이었나, 거실 한가운데 장판이 미세하게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누가 물을 쏟았나 싶어 걸레로 닦아내고 말았는데, 며칠이 지나도 그 부분만 계속 습기가 올라왔다. 아랫집 천장까지 젖어 들어간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결국 동네 설비 업체를 불렀는데, 기사님이 오자마자 한다는 말이 보일러 분배기 쪽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하더라.
분배기 점검과 보일러 배관의 굴레
분배기 밸브를 하나씩 잠그고 압력을 체크하는데, 사실 나는 봐도 잘 모르겠다. 그저 기사님이 배관 어딘가에서 미세하게 누수가 되고 있다고 하니 마음만 급해질 뿐이었다. 배관 청소 비용으로 보통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생각했는데, 누수 탐지까지 겹치니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어떤 곳은 난방 배관 청소만 하면 해결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내 상황은 그게 아니었다. 이미 바닥 콘크리트까지 물이 먹어서 건조할 엄두가 안 나는 상태였다.
바닥을 파내는 결정을 하기까지
결국 주방 옆 거실 바닥을 일부 파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흔히 말하는 ‘홈파기’ 방식인데, 이게 말은 쉬워도 집에 살면서 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먼지는 물론이고 소음이 어마어마했다. 공사하는 내내 짐을 다 옮기고 비닐을 쳐놨는데도 며칠 동안은 집 안이 온통 뿌연 가루 천지였다. 보일러 배관이 어디서 꺾였는지 확인하려고 바닥을 조금씩 깰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전문 면허가 있는 업체인지 확인하고 맡기긴 했지만, 혹시나 더 큰 공사로 이어질까 봐 내내 노심초사했던 것 같다.
전기온수보일러나 히트펌프를 고민했던 시간
공사를 진행하면서 옆집 형은 차라리 이참에 보일러를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요즘은 경동나비엔에서 나오는 히트펌프 같은 시스템이 잘 나온다며, 히티허브니 뭐니 복잡한 이름의 장비들을 언급했다. 솔직히 솔깃하긴 했다. 기존 난방 배관을 그대로 쓸 수 있다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이미 누수 때문에 예산을 초과한 마당에 새로운 보일러 시스템까지 도입하는 건 너무 부담스러웠다. 전기필름난방이나 건식온수난방도 잠깐 찾아봤는데, 바닥 높이가 달라지면 문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해서 포기했다.
여전히 남은 미세한 찜찜함
공사가 다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은 보일러 계기판만 쳐다봤다. 조금이라도 압력이 떨어지는 것 같으면 또 어디서 새는 건 아닌가 싶어서. 지금은 다행히 물기가 올라오지는 않지만, 거실 한쪽 바닥 마감재가 새로 교체한 티가 확 나서 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 누수 탐지 비용부터 자재비, 인건비까지 합치니 거의 한 달 월급 수준이 날아갔다. 누군가는 이런 게 다 집 관리의 일부라고 하지만, 막상 겪어보면 그냥 다음 이사 갈 때까지만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마무리가 덜 된 듯한 감각
사실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마음이 완전히 편해진 건 아니다. 바닥 아래 어딘가에는 여전히 오래된 배관들이 깔려 있을 텐데, 언제 어디서 또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은연중에 남아 있다. 아예 바닥을 싹 다 들어내고 새로 시공했다면 마음이 편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지만, 막상 그때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아마 똑같이 부분 수리만 하고 있었을 것 같다. 어쩌면 집이라는 게 완벽하게 관리하기에는 너무 넓고 복잡한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밸브 한번 더 잠그고, 보일러 에어 한번 빼주는 것으로 오늘도 안심해본다.

전기필름 난방은 생각보다 공간 활용이 어려울 것 같아요. 바닥 높이 때문에 문턱 때문에 포기하신 부분 공감합니다.
저도 얼마 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공감돼요. 특히 바닥 긁을 때마다 심란한 마음이 계속 들더라고요.
처음에 바닥을 새로 하려고 하니 돈이 확 나가더라고요. 비슷한 경험 있으면 이야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