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실 바닥이 미세하게 볼록해진 걸 발견했다. 처음엔 그냥 장판이 좀 울었나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며칠 지나니 발로 밟을 때마다 묘하게 삐걱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했더니 보일러 배관이 지나가는 자리가 아니라서 배관 문제는 아닐 거라며 너무 걱정 말라고 하더라. 그런데 사람이 마음이 참 간사한 게,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밑에 아무것도 없는데 왜 바닥이 들뜰까? 혹시 우리 집 밑으로 지하 누수라도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 번지게 된 거다.
섣불리 시작했던 보일러 온도조절기 교체
바닥이 들뜬 원인을 찾겠다고 괜히 보일러 조절기까지 건드려본 게 화근이었다. 원래 쓰던 구형 조절기가 워낙 낡아서 7만 원 정도 주고 새로 사서 셀프로 교체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단순한 작업이 아니었다. 배선 구조가 옛날 아파트라 요즘 나오는 제품이랑 호환이 잘 안 돼서 세 시간은 낑낑댔던 것 같다. 결국 작동은 시켰는데, 거실 바닥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괜히 쌩고생만 한 기분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그냥 전문가 부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사실 나도 웬만하면 사람 부르는 게 귀찮아서 그랬던 거라 딱히 할 말은 없다.
배관 문제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
동네 업자 몇 분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 상담을 받아봤다. 어떤 분은 당장 바닥을 까봐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분은 습기 때문에 그냥 장판 아래에 물이 갇힌 걸 수도 있다고 했다. 말이 다 다르니까 더 헷갈린다. 예전에 친구네 집이 배관 누수로 굴착 공사까지 하는 걸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내 집에서 그 소란을 피운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300만 원은 우습게 깨진다는 주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차라리 조금 더 두고 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지금은 그냥 들뜬 부분을 꾹꾹 눌러놓고 조심조심 다니는 중이다.
관리실과의 애매한 대화
다시 한번 관리실에 가서 물어보니 이 근처 아파트들이 지어진 지 20년이 넘어서 하수 배관이 이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윗집이나 옆집에서 물을 쓰면 벽 안쪽에서 소리가 나는데, 혹시 이게 단순 바닥 들뜸이 아니라 배관 이탈의 전조증상일까 봐 밤마다 화장실 벽 쪽 귀를 기울이게 된다. 변기 물탱크 뚜껑을 열어보거나 수도 계량기가 도는지 확인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제는 수도 계량기가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해서 한 시간 동안 물을 하나도 안 쓰고 지켜봤는데, 이게 노후 배관 특유의 현상인지 진짜 누수인지 구분이 안 된다. 그냥 조금씩 새는 거면 다행인데, 나중에 아래층 천장에서 물이 샌다고 연락 오면 어쩌지 싶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
결국 공사를 하려면 날을 잡아야 하는데,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자재비랑 인건비가 얼마나 할지 가늠이 안 간다. 대충 훑어봐도 공사 규모가 커지면 며칠은 걸릴 텐데, 그 며칠 동안 집을 비울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벽체나 천장 단열처럼 그냥 눈에 보이는 거면 차라리 편할 텐데, 바닥 밑은 보이지 않으니 계속 찜찜하다. 혹시나 해서 근처 건축 도장 업자한테도 연락해 봤는데 거긴 도배나 페인트 위주라 자기네 영역이 아니라고 하더라. 당연한 소리인데 괜히 물어봤다 싶었다. 바닥이 더 이상 솟아오르지 않으면 그냥 모른 척 살아야 할지, 아니면 큰돈 들여서 싹 뜯어고쳐야 할지 아직도 결정을 못 내렸다.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거실 바닥 상태부터 확인하게 되겠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벽에 틈이 생겨서 며칠 밤을 고민하고 결국 전문가에게 맡겼거든요.
수도 계량기 변화를 계속 관찰하는 모습이 정말 답답하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조금씩 새는 물이 누수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정말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오래된 아파트의 배관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더 불안한 것 같아요.
사진 보내고 상담받아보니, 습기 때문에 물이 갇히는 경우도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굴착 공사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서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