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뜯어내기로 마음먹은 첫날의 무모함
처음에는 그냥 장판이나 새로 깔까 싶었다. 그런데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장판을 걷어내 보니 예전에 살던 사람이 대충 깔아둔 전기판넬이 툭 튀어나와 있었고, 그 밑으로는 곰팡이인지 뭔지 모를 검은 자국들이 잔뜩 묻어 있었다. ‘이걸 그냥 덮어버리면 나중에 더 큰일 나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사실 그때 그냥 덮었어야 했다. 전문가를 부르기엔 비용이 부담스럽고, 직접 하기엔 난방 설비라는 게 워낙 생소했으니까. 그래도 300만 원 정도 예산을 잡고 바닥 난방을 전체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경동나비엔 가스보일러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집이라 온수 순환 방식이 당연히 좋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시멘트 보드와 씨름하던 지루한 시간들
철거는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냥 뜯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바닥에 들러붙은 접착제와 굳어버린 시멘트 잔해를 긁어내는 데만 사흘이 걸렸다. 먼지는 또 어찌나 날리는지,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해도 코 안쪽까지 뿌연 가루가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방통미장’이라는 게 왜 전문가의 영역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시멘트 보드를 직접 사다가 바닥 평탄도를 맞추는데, 이게 조금만 틀어져도 나중에 바닥재를 깔 때 덜컹거릴 게 뻔해서 수평계를 들고 몇 시간을 쪼그려 앉아 있었다. 무릎이 나가는 줄 알았다. 소형 펌프를 빌려오고 순환 배관을 깔 때까지만 해도 ‘아, 이제 다 됐다’ 싶었는데, 막상 밸브를 열어보니 어디선가 미세하게 물이 새는 소리가 들렸다. 그 짧은 순간의 당혹감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전기온돌마루와 초절전 온수관 사이의 고민
배관을 새로 다 깐 뒤에 마지막 마감재를 고르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막혔다. 전기온돌마루가 깔끔하긴 한데 나중에 A/S가 복잡할 것 같고, 그렇다고 초절전 온수관을 다시 깔자니 공사 기간이 또 늘어날 것 같았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선택지가 좁아 보였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기존 온수 배관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는데, 이게 정말 잘한 결정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가끔 보일러를 틀어놓고 있으면 방 안쪽은 뜨끈한데 문 근처는 여전히 썰렁하다. 단열 공사를 좀 더 신경 써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애초에 바닥을 너무 얇게 덮었나 하는 후회만 남는다. 전기판넬만 깔았을 때보다 훈훈함은 확실히 낫지만, 보일러 가동 시간 대비 온도가 올라오는 속도는 생각보다 더디다.
사람 부르는 게 제일 싸다는 뒤늦은 깨달음
공사를 마무리하고 나서 드는 생각은 딱 하나다. ‘다음에는 무조건 전문가를 부르자.’ 물론 300만 원이라는 돈을 아끼려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내가 들인 시간과 노동력, 그리고 공사 끝에 얻은 불안함까지 생각하면 그리 남는 장사는 아니었다. 가끔 주위에서 난방 공사를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어질 정도다. 특히 배관 문제는 아주 미세한 차이로 나중에 큰 하자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몸소 겪고 나니 더 그렇다. 요즘도 보일러가 돌기 시작하면 ‘어디서 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절기 숫자를 유심히 보게 된다. 사실 불필요한 걱정일 수도 있는데, 내 손으로 직접 공사한 곳이다 보니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따뜻해지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인 소모가 너무 컸다.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실패했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딱 그 중간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시멘트 보드 작업할 때 정말 힘들었겠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고충을 조금은 더 와닿게 느껴요.
시멘트 보드 평탄도 때문에 수평계 들고 앉아 있는 거, 정말 공감돼요. 쪼그려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시멘트 보드 작업 정말 고생스러웠겠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특히 수평 맞추는 데 얼마나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지 뼈저리게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