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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 공사 날 작업자들이 떠나고 남은 것들

방통차 들어오는 날 아침의 풍경

며칠 전 새벽부터 동네가 시끄러웠다. 기포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날이었는데, 좁은 골목길에 커다란 방통차가 떡하니 자리를 잡으니 지나가는 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사실 기포방통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사람이다. 보일러 배관 교체하고 나서 그 위에 몰탈을 덮는 과정을 말한다는 걸 이번에 몸소 겪으며 알게 됐다. 비용은 대략 100만 원 초중반대에서 결정되었는데, 생각보다 업체 섭외부터 타이밍 맞추는 게 정말 일이었다. 아침 7시부터 작업자분들이 오셔서 장비를 챙기는데, 그 투박한 기계 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우니 왠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왔다. 제대로 안 섞이면 어쩌나, 배관이 들뜨면 어쩌나 하는 사소한 걱정들 말이다.

미장 기술자의 손길을 멍하니 바라보다

타설이 시작되자마자 묽은 회색 액체가 온 바닥을 덮기 시작했다. 펌프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묵직한 물줄기를 보는데, 이게 굳으면 평평한 바닥이 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엉망이 되는 건 아닐까 싶었다. 미장 작업자가 긴 막대기를 들고 바닥을 평평하게 잡는데, 그분들의 손길은 정말 능숙했다. 물이 배어 나오는 바닥 위를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더니 금세 수평이 맞춰지는 게 보였다. 그런데 막상 작업이 끝나고 나니 거실 구석진 곳에 약간 물이 고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어보니 조금 있으면 마른다는데, 과연 이게 깔끔하게 마를지 아니면 나중에 가구 놓을 때 수평이 안 맞아서 고생할지 벌써부터 머리가 복잡해졌다.

며칠째 마르지 않는 방바닥의 애매함

작업이 끝난 지 3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방바닥이 완전히 하얗게 뜨지 않았다. 여름이라 금방 마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창문을 다 열어두고 환기를 시키는데도 실내 습도가 너무 높아서인지 공사 현장 특유의 그 냄새가 빠지질 않는다. 이전에 비슷한 공사를 했던 지인은 며칠이면 다 마른다고 했지만, 지금 내 방 상태를 보면 일주일은 족히 걸릴 것 같다. 공사비용 외에도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세나 제습기 돌리는 번거로움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부분이다. 가구 설치는 최소 일주일 뒤에 하라고 하던데, 짐은 이미 거실 한구석에 다 쌓여 있고 나는 언제쯤 제대로 된 방에서 잘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배관 설비와 미장 사이의 미묘한 온도 차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배관 설비하시는 분과 미장하시는 분들이 서로 미묘하게 말을 다르게 한다는 거였다. 설비 기사님은 배관만 깔끔하게 깔아두면 된다고 하셨고, 미장 팀장님은 배관 높이가 애매해서 미장 두께가 너무 얇게 나온다고 투덜거렸다. 그 사이에서 나는 그냥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왜 이렇게 서로 합이 안 맞나 싶었는데, 결국 이게 현장인가 싶기도 하다. 50평 남짓한 공간도 아닌데도 이 정도로 신경이 쓰이는데, 큰 규모의 인테리어를 직접 하시는 분들은 대체 어떻게 버티는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마 다음번에 이런 일을 또 하게 된다면 절대 셀프로 일정 맞추고 조율하는 짓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돈 조금 더 주더라도 턴키로 맡기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은 불확실한 마음

바닥이 다 마르면 상태가 괜찮을지 사실 지금도 확신이 안 선다. 혹시나 바닥 중간이 갈라지거나 크랙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싶어서 어제는 밤에 몰래 들어가서 손전등으로 바닥을 비춰보기도 했다. 다행히 아직은 큰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가구들을 다시 배치할 때 바닥이 찍히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결국 돈은 썼고 공사는 끝났는데, 무언가 시원하게 해결되었다는 느낌보다는 숙제를 하나 끝내고 다음 숙제를 기다리는 기분이다. 아마 내일도 퇴근하고 돌아오면 제일 먼저 방바닥 상태부터 확인할 것 같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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