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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실 벽 안쪽에서 물이 새는데, 정말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새벽에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아래층 아주머니였다. 처음엔 무슨 일인가 했는데, 다짜고짜 우리 집에서 물이 샌다고, 자기네 집 천장에 얼룩이 번지고 있다고 하셨다. 잠이 확 달아났다. 솔직히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우리 집은 물 쓸 일도 별로 없고, 고장 날 만한 것도 없는데? 괜히 오해한 거겠지 싶었다. 가서 확인해보니, 거실 한쪽에 희미하게 물자국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에이, 그냥 바닥에 뭐 흘렸나? 아니면 화분 물 주다가 샌 건가?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래층 천장 얼룩을 보면서도 설마 우리 집은 아니겠지

아래층에 내려가서 직접 천장을 보는데, 정말 어른 손바닥보다 더 큰 물 얼룩이 점점 번지고 있었다. 그제야 아차 싶었다. 이걸 어쩌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다. 보일러실 쪽이랑 가까운 데라서, 일단 보일러 문제일 거라고 짐작은 했는데,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고 뭘 해야 할지도 감이 안 왔다. 인터넷에 대충 ‘누수’라고 쳐봤다. 온갖 광고 글만 잔뜩 뜨더라. 옆집 엄마한테 물어볼까 하다가 이 시간에 민폐일 것 같아서 그냥 혼자 끙끙 앓았다. 그냥 마른걸레로 닦아보고 물 쓰는 걸 좀 줄여볼까 하는 어설픈 생각도 잠시 했다.

누수탐지 업체 부르고 기다리는 하루 종일 마음 졸이기

결국 아침에 급하게 ‘성북구 누수탐지’라고 검색해서 좀 괜찮아 보이는 업체 한 곳에 전화를 했다. 다행히 바로 와줄 수 있다고는 했는데, 아침 일찍부터 오후 두 시나 돼야 올 수 있다고 해서 그 시간 내내 발만 동동 굴렀다. 오셔서 이것저것 장비를 가지고 들어오시는데, 집 안에 사람이 왔다 갔다 하고 시끄러워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했다. 물소리를 탐지하는 장비로 여기저기 벽이랑 바닥을 짚고 다니시는데, 우리 집 귀뚜라미 보일러실 옆쪽 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하셨다. 보일러 본체는 멀쩡한 것 같다고.

보일러 배관 누수가 벽 속에 숨어있었을 줄이야

결국 보일러실 옆 벽을 좀 깨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순간 덜컥 겁이 났다. 멀쩡한 벽을 깬다는 게… 근데 어쩌겠나. 아래층 물 새는 건 잡아야 하니까. 그렇게 공사가 시작되고, 벽 안쪽을 보는데, 글쎄 우리 집 보일러로 들어가는 배관 한 군데에서 아주 미세하게 물이 새고 있는 거였다. 겉으로 봐서는 전혀 티도 안 나는 곳인데, 장비로 찾아내서 다행이었다. 왜 하필 벽 안에 있을까. 이걸 어떻게 미리 알았겠냐고 하니, 원래 이런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배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연결 부위 쪽이 오래돼서 약해진 것 같다고 했다.

생각보다 나가는 돈에 순간 멍해졌던 기억

배관 교체하고 보강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렇게 탐지하고 수리하는 데만 하루가 다 갔다. 비용은 이것저것 다 해서 80만원 정도 나왔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나와서 솔직히 좀 놀랐다. 나중에 보니까 이 정도면 평균이라고는 하는데, 그래도 갑자기 몇십만원이 훅 나가니까 머리가 띵했다. 아래층에 피해 보상도 해드려야 하는데… 하는 걱정이 바로 들었다. 일단 누수 잡은 건 좋지만, 돈 생각에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 전에 살던 집은 보일러 문제가 한 번도 없었는데, 이 집은 좀 다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당장 불은 껐지만 남은 숙제들

수리는 끝났지만, 아래층 천장 말리는 것도 일이고, 우리 집 거실 마루 일부는 물기를 먹었는지 살짝 뜬 것 같기도 해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또 물이 샐까 봐 보일러 소리만 나도 괜히 귀 기울이게 되고. 업체에서는 이제 괜찮다고는 하지만, 한 번 겪고 나니 영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왕이면 배관 같은 것도 튼튼한 걸로 다 교체해버리고 싶지만, 그러면 또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테고. 그냥 더 이상 큰 문제 없이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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