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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방바닥 다 뜯어낼 엄두가 안 나서 건식난방을 해봤는데

작년 겨울, 시골에 있는 부모님 댁 작은 방 하나가 유독 썰렁해서 큰맘 먹고 공사를 알아봤다. 원래는 기름보일러를 쓰는데 배관이 낡아서 그런지 방 한쪽은 거의 냉골이었다. 처음에는 바닥을 다 뜯어내고 엑셀 파이프를 깔고 다시 미장을 하는 습식 공사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방 하나 비우고 며칠씩 공사하고 말리는 과정을 생각하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짐도 다 옮겨야 하고, 바닥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그 좁은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나 싶었다.

미장 공사 대신 선택한 건식난방 시스템

결국 유튜브랑 커뮤니티를 며칠 밤낮으로 뒤져보다가 건식난방이라는 걸 알게 됐다. 바닥을 뜯을 필요 없이 기존 바닥 위에 바로 패널을 깔고 배관을 넣는 방식이라길래 이거다 싶었다. 업체 몇 군데에 견적을 물어봤는데, 평당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를 부르더라. 자재비에 시공비까지 합치면 생각보다 꽤 나오는 금액이라 망설여졌다. 고민 끝에 그냥 업체 안 부르고 내가 직접 해보기로 했는데, 이게 정말 큰 실수였다는 걸 시작한 지 반나절 만에 깨달았다.

생각보다 무거웠던 알루미늄 열전도판

자재를 주문하고 택배를 받았는데, 박스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무거웠다. 그 알루미늄 열전도판이 얇아 보이는데도 계속 들고 나르다 보면 허리가 나갈 것 같다. 설명서에는 척척 깔면 된다고 적혀있는데, 실제로는 모서리 맞추는 게 진짜 일이다. 특히 방 구석진 부분이나 문틀 쪽은 전용 가위로 잘라내야 하는데, 이게 깔끔하게 안 잘리면 나중에 마루를 깔았을 때 울퉁불퉁해진다. 몇 번 실패해서 멀쩡한 판을 버릴 때는 돈이 아까워서 속이 쓰렸다. 시골집은 바닥이 수평이 잘 안 맞는 경우가 많은데, 건식난방 패널은 수평이 안 맞으면 그 위에 마루를 덮었을 때 꿀렁거리는 느낌이 바로 전달된다.

전기보일러 전기세에 대한 고민

배관을 다 깔고 나니 이제 보일러를 연결할 차례였다. 기존에 있던 기름보일러를 건드릴 자신은 없어서, 방 하나만 돌릴 수 있게 작은 전기보일러를 따로 설치했다. 보일러 가격만 대략 60만 원 정도 줬던 것 같은데, 설치는 동네 아저씨 도움을 받았다. 근데 이게 좀 불안하다. 누진세 생각하면 여름보다 겨울 전기세가 더 무서운 게 사실이니까. 사실 전기온돌강화마루 같은 걸 깔까 고민도 했는데, 그건 바닥이 좀 딱딱하고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는 평이 많아서 포기했다. 건식난방은 물을 데워서 돌리는 방식이라 전기세가 좀 덜 나올 거라고는 하는데, 한겨울에 얼마나 나올지 아직 감이 잘 안 온다. 고지서 날아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할 것 같다.

하루 만에 끝내려던 공사가 삼일이 걸렸다

원래는 주말 하루 만에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배관 하나하나 연결하고, 공기 빼고, 보일러 돌려서 난방 확인까지 하다 보니 금방 3일이 지나갔다. 분명 쉽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몸은 몸대로 힘들고 마음은 불안하다. 중간에 어디서 물이 새는 건 아닌지 계속 확인하느라 밤잠을 설쳤다. 다행히 지금은 방이 따뜻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예전 습식 온돌만큼 묵직하게 온기가 남는 느낌은 덜하다. 빨리 뜨거워지긴 하는데 보일러 끄면 금방 식는 느낌이랄까.

아직도 찝찝하게 남은 누수 걱정

지금도 방에 들어갈 때마다 혹시 어디서 습기가 차는 건 아닌지 코를 킁킁거려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배관이 바닥 아래에 있다는 게 생각보다 마음 편한 일은 아니었다. 나중에 이 집을 팔거나 수리하게 되면 그때는 진짜 공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그래도 이번 겨울 부모님이 발 시리지 않고 주무시는 걸 보면 그냥 저냥 잘한 선택인가 싶다가도, 다시 하라면 글쎄, 아마 그냥 돈 주고 사람 부를 것 같다. 그게 제일 속 편한 길이다.

“시골집 방바닥 다 뜯어낼 엄두가 안 나서 건식난방을 해봤는데”에 대한 4개의 생각

  1. 알루미늄 열전도판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깜짝 놀랐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전에 바닥재 선택에 너무 집중하느라 온도 조절기 같은 부분은 꼼꼼히 따져보질 못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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