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으로 이사 오고 나서 맞이하는 두 번째 겨울이다. 작년에는 그냥저냥 참을 만했는데, 올해는 유독 욕실 한기가 뼛속까지 파고드는 기분이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세수하러 욕실에 들어가면 입김이 나올 정도니 말 다 했다. 타일 바닥에서 올라오는 그 차가운 기운 때문에 샤워 한 번 하기가 무슨 큰 결심을 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이게 단순히 문틈 문제인가 싶어서 문풍지를 덕지덕지 붙여보기도 했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욕실 바닥 난방을 고민하게 된 계기
검색을 좀 해보니 욕실 바닥에 필름히터를 깔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길래 솔깃했다. 보통 거실이나 방에만 하는 줄 알았는데 욕실도 가능하다고 해서 무작정 정보를 찾아봤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니 이게 습기가 많은 곳이라 전기적인 문제나 누전 걱정이 제일 먼저 앞섰다. 제품을 보다가 나노필름히터 같은 것도 눈에 띄었는데, 반도체나 산업용 장비에 쓰이는 고기능성 필름 소재가 일상으로 넘어온 것 같아 신기하긴 했다. 하지만 시골집 낡은 욕실에 이걸 직접 시공하는 게 과연 안전할까 싶어 며칠을 망설였다. 가격은 대략 평당 10만 원에서 20만 원 내외로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설치하고 나서 겪게 될 유지보수였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적외선 히터의 한계
결국 시공은 잠시 미뤄두고 급한 대로 적외선 히터를 하나 들였다. 욕실 벽면에 거치할 수 있는 작은 제품을 골랐는데, 가격은 약 5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이놈이 문제다. 확실히 켜놓으면 주변 공기가 금방 따뜻해지긴 하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욕실 전등이랑 같이 켜면 가끔 깜빡거리는 것 같아 불안하다. 이게 소방감리나 전기 안전 쪽을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내 착각인지 모르겠다. 히터 자체가 엄청 무거운 건 아닌데, 벽에 타프끈이나 차량그물망을 이용해 고정해볼까 하다가 그냥 전용 거치대를 썼다. 그런데도 습기 때문에 히팅코일 쪽이 부식되지는 않을까 매번 샤워할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예전에 겪었던 배관 교체 작업의 기억
예전에 집 전체 난방배관 교체 공사를 할 때도 생각해보면 이런 식이었다. 그땐 제동저항이나 히팅플레이트 같은 건 들어보지도 못했고 그저 무조건 싸고 빠르게 해달라고만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 공사를 꼼꼼하게 안 해놔서 지금 욕실 바닥 온도가 더 안 올라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때 업체 아저씨가 VIKING 보일러 관련 부품을 쓰면 좋다 어쩌구 했던 것 같은데, 그때 좀 더 깊이 있게 물어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그때 총공사비가 꽤 들었었는데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던 기억이 여전히 불쾌하게 남아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방 고민
사실 욕실 난방 문제를 해결하려고 디수퍼히터니 뭐니 하는 전문 장비까지 찾아보는 건 오버인 것 같다. 나노코리아 박람회 같은 곳에서 보는 최신 기술들이 내 욕실과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시골집의 그 투박한 타일 위에 필름히터를 깔고 다시 타일 마감을 하는 건 비용도 비용이지만 내 손으로 직접 하기엔 너무 큰 작업이다. 그렇다고 사람을 부르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고, 결국 올겨울도 그냥 이렇게 적외선 히터 하나에 의존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문득 따뜻한 물이 펑펑 나오고 바닥까지 온기가 도는 아파트 욕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다가도 찬물을 뒤집어쓰는 순간엔 후회가 밀려온다. 내년 봄이 오면 정말로 큰 결심을 하고 바닥을 다 뜯어내야 할지, 아니면 그냥 전기장판이나 하나 더 사서 깔아놓고 살지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는다.

타일 바닥이 이렇게 차가운 건, 습도 때문에 콘크리트 자체가 제대로 건조되지 않았나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