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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일러 파이프, 이거 그냥 철물점 가서 사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

얼마 전부터 집 보일러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좀 낡았나 보다 했는데, 물 새는 양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당장 겨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미리 고쳐야겠다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이것저것 해봤죠.

처음에는 당연히 보일러 회사에 전화해서 AS를 부르려고 했어요. 그런데 후기를 보니 뭐 부품값 따로, 출장비 따로, 공임비 따로 해서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제가 직접 한번 해볼까 싶어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보일러 파이프, 뭘로 사야 할지 막막했던 순간

제일 먼저 부딪힌 문제가 ‘어떤 파이프를 사야 하는가’였어요. 보일러랑 연결되는 게 다 똑같은 파이프인 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종류가 엄청 많더라고요. SCH40이니 뭐니 하는 규격부터 시작해서 재질도 다양하고, 연결 부속(휘팅이라고 하더군요) 종류도 앨보, 엘보, 레듀샤… 이름만 봐도 머리가 아팠어요. 제가 보려던 건 대략 집에서 사용하는 수도관이나 난방 파이프 종류였는데, 이게 또 주방이나 화장실에 쓰는 구리 파이프랑은 또 다른 것 같더라고요.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도 너무 복잡했어요. ‘보일러 파이프’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게 그냥 긴 플라스틱 관 하나가 아니라, 뭘 사야 하는지 감도 안 잡히는 부속들이랑 같이 묶여서 팔거나, 아니면 그냥 긴 파이프만 덜렁 나와 있었죠. 심지어 어떤 건 ‘산업용’이라고 되어 있어서 이게 우리 집에 써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고.

결국 동네 철물점과 대형 철물점 방문

결국 답답해서 동네 철물점 두 군데를 가봤어요. 첫 번째 철물점 아저씨는 보일러 파이프는 자기가 취급하는 게 아니라면서, 보일러 전문점에 가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여기서 이미 1차 좌절. 두 번째 철물점에는 그나마 몇 가지 파이프랑 휘팅이 있긴 했는데, 제가 필요한 정확한 규격이나 사이즈는 없었어요. 아저씨도 ‘이건 좀 쓰는 집이 드물어서 잘 안 갖다 놓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큰맘 먹고 대형 철물점, 그러니까 건축 자재 같은 것도 많이 파는 곳으로 가봤어요. 거기는 정말 없는 게 없긴 하더라고요. 수도관, 배수관, 온갖 종류의 파이프와 연결 부속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거기 계신 직원분께 제가 처음에 겪었던 증상이랑, 대략 집에 연결된 파이프가 어떤 건지 설명드렸더니, 그나마 비슷한 규격의 파이프랑 앨보 몇 개를 추천해주시더라고요. 가격은 파이프 1미터에 한 3천원 정도 했던 것 같고, 앨보 같은 휘팅은 개당 1천원 안팎이었어요. 이걸로 4~5개 정도 샀던 것 같아요.

이건 보일러 연통 파이프가 아닌 거 맞죠?

사실 제가 처음에 보일러 파이프라고 생각했던 게, 물이 새는 부분 말고 보일러 위에 굴뚝처럼 연결된 연통 파이프를 잘못 생각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왜냐하면 검색하다 보니 ‘보일러 연통’이라고 나오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이게 보통 회색이나 검은색으로 두꺼운 플라스틱 재질인데, 제가 산 건 좀 더 얇고 뻣뻣한 백색 파이프였거든요. 동네 철물점에서도 그 연통 파이프는 따로 팔고 있었어요.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보일러 본체를 확인해보니, 연통은 전혀 다른 곳에 연결되어 있고 물이 새는 곳은 바닥 쪽에서 올라오는 파이프였어요.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그렇게 파이프랑 휘팅 몇 개를 사서 직접 교체해보려고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고요. 파이프를 자르는 공구도 있어야 하고, 연결 부위를 꼼꼼하게 마감해야 물이 안 샐 텐데, 제 손으로는 영 자신이 없었어요. 특히 휘팅이랑 파이프를 연결하는 부분이 좀 불안했죠.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물바다가 될까 봐 무서운 마음도 들고요.

결국, 사 온 부품들을 가지고 그냥 보일러 수리하시는 분께 연락드렸어요. 제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조금이나마 정보를 알아가서 그런지, 아니면 기사님께서 친절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처음보다는 덜 당황하고 제가 뭘 고치려고 했는지 설명하기가 수월했어요. 기사님 말씀으로는 제가 사 온 파이프 종류도 틀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일러 전용으로 나오는 파이프가 따로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집 보일러 모델이랑 연결되는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면서요. 결국 기사님께서 새 파이프랑 휘팅으로 전부 교체해주셨는데, 출장비랑 공임비 포함해서 한 10만원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처음 AS 부를 때보다 훨씬 저렴하게 끝난 셈이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냥 처음부터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시간도 돈도 아끼는 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도 직접 해보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파이프 종류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긴 합니다.

“집 보일러 파이프, 이거 그냥 철물점 가서 사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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