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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판넬 집에 전기판넬을 깔면서 느낀 피로감

처음부터 제대로 할 걸 그랬다는 생각

한 5년 전인가, 주말에 심심풀이로 쓸 요량으로 중고 컨테이너를 하나 사서 밭 귀퉁이에 가져다 놓았다. 샌드위치 판넬로 된 15평 남짓한 공간인데, 처음엔 그냥 짐 보관용으로 쓰다가 나중엔 여기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싶어졌다. 문제는 겨울이었다. 컨테이너가 원래 철판 덩어리라 그런지 열기가 금방 빠져나가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들어가 앉아 있으니 발바닥이 시려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더라. 결국 고민 끝에 전기판넬을 깔기로 마음먹었다. 업체 사람을 부를까 하다가, 친구가 자기네 판넬 공장에서 자투리 판넬을 싸게 가져올 수 있다고 해서 덜컥 직접 시공을 해보겠다고 나섰던 게 화근이었다.

자재 수급과 어설픈 시작

판넬 공장에서 가져온 중고 샌드위치 판넬은 상태가 제각각이었다. 어떤 건 모서리가 조금 찌그러져 있고, 어떤 건 표면이 살짝 들떠 있었다. 그래도 가격이 워낙 싸니까 대충 덮어놓고 쓰면 되겠지 싶었다. 사실 컨테이너 지붕이나 벽체 보강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일단 바닥만 어떻게 해보자 싶어서 전기판넬을 주문했다. 히팅필름이 얇고 시공이 쉽다길래 솔깃했는데, 결국은 전기판넬로 가닥을 잡았다. 배송된 전기판넬 박스를 뜯어보니 꽤 묵직했다. 15평 공간을 다 깔면 족히 몇십만 원은 나오겠다 싶었는데, 자재값만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 전기판넬이라는 게 깔고 나서 바닥 수평이 안 맞으면 그 위에 장판을 덮었을 때 금방 고장 난다는 이야기를 나중에야 들었다. 이미 다 깔아버린 뒤라 마음이 좀 찝찝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오차들

막상 설치를 시작하니 컨테이너 바닥이 수평이 아니라는 걸 절감했다. 눈으로 보기엔 평평해 보이는데, 판넬을 하나하나 맞추다 보니 틈새가 벌어지는 곳도 생기고 어떤 곳은 덜컹거렸다. 실리콘을 쏘고 테이핑을 해도 그때뿐이었다. 전기판넬 시공할 때 온도 조절기 위치 잡는 것도 일이었다. 처음에는 출입구 쪽에 조절기를 달았는데, 나중에 보니 이게 문 열 때마다 찬바람이 직접 들어오는 곳이라 온도가 제멋대로 바뀌더라. 결국 다 뜯어내고 안쪽 벽면으로 옮겼다. 그 과정에서 전선 연결하다가 피복이 살짝 벗겨져서 다시 절연테이프로 감는데, 이게 뭐라고 그렇게 긴장이 되던지. 전문가들은 1시간이면 끝낼 일을 나는 반나절을 넘게 끙끙거렸다.

단열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바닥이 따뜻해지니 이제는 웃풍이 문제였다. 컨테이너 판넬 자체가 얇아서 그런지 벽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장난이 아니다. 예전에 뉴스에서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어쩌고 하는 기사를 봤는데, 그런 곳은 애초에 냉난방 시스템이랑 단열이 완벽하게 설계된 거겠지. 내가 사는 이 공간은 그냥 깡통에 전열기 하나 얹어놓은 수준이니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라스울 판넬로 벽을 덧대면 좀 낫다던데, 이미 바닥에 전기판넬까지 깔아놓은 상황에서 벽 공사까지 하려니 엄두가 안 난다. 그냥 두꺼운 커튼을 치고 사는 게 차라리 경제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엉성한 마무리와 남은 불안함

이제는 전원을 켜면 바닥은 훈훈하게 올라온다. 30분 정도 지나면 발바닥이 뜨끈해질 정도로 열은 잘 올라오는데, 왠지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전기판넬 위에 무거운 가구를 두면 안 된다고 해서 책장도 창가 쪽으로 밀어두었는데, 그러다 보니 방 안 구조가 굉장히 어색해졌다. 가끔 여기서 잠을 자고 나면 다음 날 아침에 머리가 띵할 때가 있다. 이게 공기 질 때문인지, 아니면 컨테이너 특유의 냄새인지 잘 모르겠다. 불법건축물 양성화니 뭐니 하는 말들도 많아서, 나중에 누가 와서 뭐라 그러면 어쩌나 싶은 걱정도 한편에 있다. 그냥 어쩌다 한 번 와서 쉬어가는 공간인데, 공사를 하면 할수록 일이 커지는 느낌이다. 다음에 다시 하라면, 그냥 처음부터 제대로 된 업체를 불러서 비싸더라도 마음 편하게 시공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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