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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찬물만 나와서 보일러를 뜯어보니

어쩌다 보니 시작된 보일러와의 씨름

며칠 전부터 샤워를 하려는데 자꾸 물이 미지근했다가 차가웠다가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가 싶었는데, 이게 나흘쯤 지속되니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라. 집주인에게 연락했더니 보일러가 너무 오래된 것 같으니 알아서 사람을 부르든 교체를 하든 하라고 했다. 예전에 어디선가 경동나비엔이나 귀뚜라미가 점유율이 높다는 말은 들었는데, 막상 내 보일러를 확인해보니 린나이 모델이었다. 정확히는 RB-165TKF라는 모델인데, 이게 벌써 단종된 지 한참 된 물건이라 부품 구하기도 어렵다는 소리를 듣고 한숨부터 나왔다.

대리점 방문과 현실적인 견적의 괴리

인터넷으로 대충 검색해보니 보일러 교체 비용이 80만 원에서 100만 원은 우습게 깨지는 것 같았다. 보조금 이야기도 있길래 혹시나 싶어 알아봤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내가 직접 챙기기에는 시간도 없었다. 집 근처 린나이 대리점을 찾아가 봤는데, 사장님이 무심하게 요즘은 콘덴싱으로 다 바꿔야 한다며 대략적인 가격을 읊어주셨다. 인터넷에서 보던 최저가랑은 좀 달랐다. 설치비나 배관 청소비 같은 게 붙어서 그런지 예산보다 15만 원 정도 더 든다는 말에 또 고민이 됐다. 부산 쪽 보일러 시공하시는 분들 커뮤니티도 좀 기웃거려봤는데, 다들 하나같이 ‘직접 하지 말고 정식 면허 가진 사람한테 맡겨라’라는 말뿐이었다.

대성쎌틱 에러코드와 고민의 흔적

사실 예전에 대성쎌틱을 쓰는 친구네 집에 갔다가 에러코드 뜨는 걸 보고 ‘보일러는 거기서 거기구나’ 싶었는데, 막상 내 상황이 되니 린나이 대리점에서 해결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정식 대리점이라 믿음은 가는데, 설치 예약 잡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당장 다음 주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데, 수리해서 버틸지 아니면 그냥 큰돈 들여서 새거로 바꿀지 결정이 안 서서 며칠을 그냥 찬물로 씻었다. 돈을 쓰면 바로 해결될 문제인 걸 아는데도 그 100만 원 가까운 돈이 나가는 게 왜 이렇게 아까운지 모르겠다.

수리냐 교체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국 보일러 본체만 교체하는 걸로 타협을 봤다. 배관까지 다 손대면 공사가 너무 커질 것 같아서, 사장님께 슬쩍 비용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여쭤봤더니 아주 싫은 내색은 안 하셨다. 그래도 안전 문제 때문에라도 무리하게 중고를 쓰거나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건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맞는 말이다. 사실 보일러 터지거나 가스 새는 것보다는 돈 좀 더 쓰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어제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방비 걱정

새 제품으로 바꾸면 난방비가 좀 줄어들려나. 사실 예전에는 보일러 브랜드가 뭐든 뜨거운 물만 잘 나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며칠 동안 온수 조절기 고장 때문에 고생해 보니, 이게 그냥 가전제품이 아니라 집의 심장 같은 거였구나 싶다. 아직 보일러 설치 기사님이 다녀가기 전인데, 내일 오전 10시에 오기로 약속을 잡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잠이 올지 모르겠다. 설치가 끝나면 좀 개운해질까, 아니면 그냥 통장만 더 가벼워지고 똑같을까.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왜 이렇게 복잡하고 피곤하게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 겨울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 보일러 하나 바꾸는 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이 되는지.

“갑자기 찬물만 나와서 보일러를 뜯어보니”에 대한 3개의 생각

  1. 린나이 모델이 단종된 지 오래라 부품 수급이 어렵다는 점이 특히 안타깝네요. 저도 오래된 보일러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서 그런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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