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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보일러가 말썽이다

어쩌다 보일러실을 매일 들여다보게 되었나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돌기 시작하니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게 보일러다. 서산으로 이사 온 지도 벌써 몇 년째인데, 처음 집을 볼 때는 보일러가 켜지는지 확인만 대충 하고 말았지 이렇게 속을 썩일 줄은 몰랐다. 요즘 들어 부쩍 바닥이 미지근하다 싶더니, 어제는 아예 찬바람만 쌩쌩 돌더라. 보일러실 문을 열어보니 퀴퀴한 냄새와 함께 녹슨 배관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평소엔 신경도 안 쓰던 것들이 갑자기 거대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서산 부석면 쪽에서 화목보일러 때문에 큰 불이 났다는 뉴스를 보고 난 뒤라 그런지, 낡은 설비만 봐도 괜히 가슴이 철렁한다.

업체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같다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자기 단골 업체가 없다고 하거나, 전화하면 ‘요즘 바빠서 당장은 안 돼요’라는 답변만 돌아온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강릉보일러, 부산보일러설치 같은 엉뚱한 지역 광고만 잔뜩 뜬다. 당진이나 서산 쪽 보일러 설비 업체를 검색해 봐도 막상 전화를 걸면 ‘거기는 좀 멀어서’라며 퇴짜를 맞기 일쑤다. 기름 보일러랑 펠릿 보일러를 같이 쓰고 있는데, 펠릿 쪽은 제조사 자체가 사라진 건지 전화번호가 없는 번호라고 뜬다. 12년이나 잘 버텨준 게 고마운 건지, 아니면 진작에 바꿨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한 번 고치는 데 2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새로 교체하는 비용이랑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분배기 쪽에서 새는 물방울

결국 답답한 마음에 렌치를 들고 보일러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보일러 본체보다 더 문제인 건 바닥에 깔린 분배기였다. 여기저기 녹이 슬어서 나사 하나 풀기도 겁이 난다. 살짝 건드려보니 물기가 맺혀 있는데, 이게 그냥 결로인지 아니면 어디선가 미세하게 새는 건지 도저히 판단이 안 선다. 전문가를 부르려니 출장비도 만만치 않고, 괜히 사람 불렀다가 ‘이거 다 교체해야 해요’라고 큰 공사로 이어질까 봐 망설여진다. 예전에 아파트 살 때는 관리사무소에 전화 한 통이면 끝이었는데, 단독주택으로 나오니 이런 사소한 것까지 다 내 몫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충남도에서 기후위기 안심마을 조성 사업이라며 노후 보일러 교체를 지원해 준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근데 그런 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같은 공용 시설 위주지, 나 같은 일반 가구는 해당 사항이 없는 것 같더라. 서산시청에 문의를 해봐야 하나 싶다가도 괜히 번거로운 일만 만드는 것 같아 그냥 덮어둔다. 지금은 일단 배관 청소라도 하면 좀 나을까 싶어 검색을 해보는데, 이것도 업체마다 말이 다 다르다. 며칠째 집 안에서도 패딩을 껴입고 생활하고 있다. 밤마다 보일러가 돌아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불규칙하게 들리는 그 소리가 꼭 나한테 뭘 해달라고 칭얼거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다.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인가

그냥 조금 더 버텨보다가 진짜 작동이 완전히 멈추면 그때 가서 큰돈 들여 바꾸는 게 나을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무리해서 설비를 싹 고치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보일러가 고장 나면 일상이 멈춘다.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이 불확실함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 오늘도 보일러실 문을 닫으며 ‘내일은 괜찮겠지’라고 혼잣말을 했다. 어제 화재 뉴스를 본 뒤로는 자기 전에 분배기 밸브를 잠가야 할지, 아니면 그냥 놔둬야 할지조차 고민이다. 아마 당분간은 이 찝찝한 상태가 계속될 것 같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보일러가 말썽이다”에 대한 4개의 생각

  1. 바닥 분배기 녹 때문에 진짜 답답하겠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꼼꼼하게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긴 했는데, 그때는 배관 문제 아니라서 다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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