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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화장실 온수기 설치하려다 전력량 계산에 머리만 아파졌다

가게를 작게 시작하고 나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돈이 줄줄 샌다. 제일 골치 아팠던 게 주방도 아니고 화장실이었다. 손님들이 손 씻을 때 찬물밖에 안 나오니까 컴플레인이 자꾸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냥 린나이나 대성콘덴싱보일러 같은 걸로 온수 라인을 끌어올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가게가 워낙 옛날 건물이라 배관을 새로 따는 게 공사 규모가 너무 커지더라. 그냥 속 편하게 전기온수기 50리터짜리 하나 달기로 결정했다.

설치보다 고민이었던 제품 고르기

지인들한테 물어보니 아리스톤(ARISTON) 제품을 많이들 쓰길래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확실히 유명한 이유가 있는지 디자인도 깔끔하고 가격대도 20만 원 중반에서 30만 원 초반대로 무난했다. 근데 문제는 용량이었다. 50리터면 충분할 것 같은데 혹시나 손님이 몰려서 온수가 끊기면 어떡하나 싶었다. 그렇다고 100리터는 화장실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전기순간온수기는 또 전력 소모가 엄청나다고 해서 겁이 났다. 결국 매장 한구석에 겨우 들어갈 법한 50리터급으로 주문했는데, 막상 물건 받고 나니 이걸 직접 달 수 있을까 싶어 며칠을 방치했다.

전기세 공포와 현실적인 제약들

가정집 전기세가 140만 원 나왔다는 무시무시한 글을 읽고 나니 더 걱정이 됐다. 가게는 이미 업소용 냉장고랑 온풍기 때문에 기본 전기 사용량이 상당한데, 여기에 온수기까지 돌리면 누진세는 둘째치고 차단기가 내려가지는 않을까 불안했다. 설치 기사님을 부를까 하다가 아는 동생이 자기가 달아주겠다고 큰소리를 치길래 일단 맡겼다. 배관 연결하는 것보다 벽에 구멍 뚫고 수평 맞추는 게 진짜 일이었다. 타일 깨먹을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세 시간 넘게 땀을 흘렸다. 결국 설치는 끝냈는데, 물 데워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서 처음엔 고장 난 줄 알았다.

막상 달아보니 드는 묘한 기분

설치하고 한 달 정도 지났다. 찬물만 나오던 화장실에서 따뜻한 물이 나오니까 확실히 손님들 반응은 좋다. 그런데 가끔 바쁠 때 뜨거운 물을 많이 쓰면 금방 미지근해지는 게 느껴진다. 축열조 방식이라 미리 데워놔야 하는데, 바쁘다고 온수기 코드를 뽑아두거나 너무 낮게 설정해두면 영락없이 찬물이 나온다. 전기세 고지서가 날아오는 날에는 괜히 온수기 눈치를 보게 된다. 이게 효율적인 건지 아니면 그냥 전기 먹는 하마를 설치한 건지 잘 모르겠다.

여전히 남는 불안함

주변 사장님들 얘기 들어보면 업소용은 애초에 더 큰 용량을 썼어야 했다고들 한다. 50리터가 일반 가정에서는 차고 넘치는데, 가게 화장실 용도로는 턱없이 부족할 때가 많다. 차라리 귀뚜라미보일러 가격 좀 알아보더라도 가스 온수기를 설치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지금은 일단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냥 쓰는데, 내년 겨울에도 이 온수기가 버텨줄지 자신이 없다. 처음 설치할 때 너무 쉽게 생각하고 덤빈 건 아닌지 지금도 좀 찝찝하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라 당분간은 그냥 쓰겠지만, 다음번에 가게 수리할 때는 진짜 제대로 된 설비 업체를 불러서 배관부터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화장실 가서 물 틀어놓고 온수기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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