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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갑자기 보일러 컨트롤러가 먹통이 되었을 때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집안 공기가 평소랑 다르게 싸늘했다. 보통이면 온수 매트나 보일러가 돌아가면서 약간 훈훈한 기운이 있어야 하는데, 공기가 너무 차가워서 당황했다. 벽에 붙어있는 보일러 컨트롤러를 봤는데 평소에 들어와 있어야 할 초록색 불빛이 아예 꺼져 있었다. 처음에는 정전인가 싶어서 거실 불을 켜봤는데 불은 잘만 들어왔다. 그제야 아, 보일러가 죽었구나 싶었다. 사실 린나이 가스보일러 가격을 알아보다가 그냥 쓰던 거 계속 쓰자고 마음먹고 작년에 대충 정비만 받았던 게 떠올랐는데, 이게 10년이 넘은 모델이라 사실 언제 고장 나도 이상하지는 않긴 했다.

일단 전원부터 확인해 보려는데

옛날 기억을 더듬어보니까 보일러 전원 문제는 보통 코드 문제거나 퓨즈 문제라는 글을 본 기억이 났다. 겨울밤에 갑자기 춥게 자게 생겨서 롱패딩을 입고 뒷베란다로 나갔다. 보일러 쪽으로 가는 콘센트를 뽑았다가 다시 꽂아봤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여기서부터 좀 짜증이 났다. 린나이 콘덴싱 보일러나 경동나비엔 보일러 같은 기기들이 요즘은 히트펌프니 뭐니 해서 공기열 방식도 나오고 국산화도 잘 된다고 기사에서 본 것 같은데, 왜 내 보일러는 이렇게 쉽게 꺼지는 건지. 실외기도 없는 오래된 아파트라 그냥 가스 보일러인데도 한 번 속을 썩이면 답이 없다. 손은 시린데 렌치 가져와서 뭐 좀 조여볼까 하다가, 괜히 건드렸다가 가스라도 새면 큰일 나겠다 싶어서 그만뒀다.

서비스 센터 연결의 어려움

다음 날 아침 일찍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이게 또 쉽지 않다. 상담원 연결이 왜 이렇게 안 되는지. 노래만 계속 나오는데 10분이 넘어가니 그냥 끊어버리고 싶었다. 결국 연결이 되었는데 방문 기사님이 오늘 바로는 안 되고 이틀 뒤에나 올 수 있다고 했다. 이틀 동안 어떻게 버티나 싶어서 근처에 업소용 온수기를 파는 곳이라도 있나 잠깐 찾아봤는데, 당연히 그런 걸 가정집에 설치할 리는 없고. 그냥 전기장판으로 버티기로 했다. 예전에는 보일러 순환 펌프만 나가도 고치는 게 일이었는데, 요즘은 아예 컨트롤러 자체가 나가버리니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기술이 좋아졌다고 해도 결국 기계는 기계다.

기사님의 짧은 방문과 허무함

이틀 뒤 기사님이 오셨다. 컨트롤러를 열어보더니 생각보다 빨리 고개를 저으셨다. 그냥 내부 기판 문제라고 하셨다. 부품을 새로 갈아야 하는데 이 모델은 연식이 좀 있어서 부품 구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수리 비용은 대략 10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가 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냥 새 보일러로 교체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을 넌지시 던지셨다. 순간 며칠 전에 봤던 도시가스 보일러 추천 글들이 떠올랐다. 요즘은 환기청정기랑 같이 나오는 모델도 있다던데, 보일러 고치러 왔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된 거다. 결국 일단 급하니까 수리를 부탁했다.

며칠째 이어지는 찝찝함

기사님이 가고 나서 보일러는 다시 잘 돌아가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찝찝하다. 요즘 나오는 친환경 보일러들은 뭐 나비엔 히티허브니 뭐니 해서 정밀 제어가 된다는데, 우리 집은 아직도 10년 전 방식이다. 건조기 설치하려고 다용도실 좁은 곳을 뒤질 때마다 보일러가 덩치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게 참 계륵 같다. 성능은 둘째치고 일단 고장이 안 나야 하는데, 이번 수리가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겠다. 차라리 그 돈으로 좀 더 최신형으로 바꿨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뭐 또 고장 나면 그때 가서 생각해야지 싶다가도, 겨울에 또 보일러 꺼지면 그때는 진짜 난감할 것 같다. 어쩌겠나, 그냥 이렇게 하루하루 보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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