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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 뜯어내려다 포기하고 건식 온돌 덮어버린 이야기

엑셀 파이프를 직접 깔아보려던 헛된 야망

결혼하고 10년 넘게 살던 집이 슬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재작년에 큰맘 먹고 거실 쪽 난방 배관을 다 뜯어내고 새로 깔까 고민했는데, 막상 견적을 받아보니 그건 공사가 아니라 거의 집을 새로 짓는 수준이더라. 동네 설비 사장님께 전화했더니 요즘 기름보일러에서 전기보일러로 바꾸는 추세라고 툭 던지시는데, 배관을 새로 깐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엑셀 파이프가 꺾이거나 막힌 게 아니라, 애초에 바닥 미장이 오래되어서 열 전달 자체가 안 되는 구조였던 거다.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온수온돌기능사 시험 영상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멍청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자재 나르는 것부터가 고역이었다.

습식은 엄두도 안 나서 건식으로 우회

습식 공법은 꿈도 꾸지 말라는 아내의 반대가 극심했다. 모래랑 시멘트 섞어서 바닥에 들이붓는 순간, 최소 일주일은 집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말려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찾은 게 건식 온돌 방식이다. 호야온돌이나 이름 모를 온수 판넬 제품들을 검색해보니 가격대가 평당 20만 원에서 비싼 건 40만 원까지 올라갔다. 이게 싼 게 아니다. 결국 15평 정도 거실과 방 하나를 하려면 천만 원이 우스운 상황이 된다. 히트펌프니 뭐니 하는 기술이 좋다는데, 그런 건 애초에 예산 범위를 한참 벗어났다. 그냥 일반 전기 온수 보일러에 건식 패널을 얹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타협점이었다.

설치하고 나서 겪은 미묘한 불편함

공사는 금방 끝났다.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저녁 6시쯤 보일러가 돌아갔으니 하루면 충분하긴 했다. 그런데 막상 설치하고 나니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우선 바닥이 전보다 5cm 정도 높아졌다. 방문 아래 문턱을 깎아내야 하는 상황이 된 거다. 이건 업체에서 미리 말해주지 않았던 부분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전기 보일러 소음이 생각보다 크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위잉’ 하는 낮은 저주파 진동이 느껴지는데, 예전 기름보일러 쓸 때의 둔탁한 소음과는 다른 스트레스다. 또 하나, 온도가 금방 올라가긴 하는데 그만큼 금방 식는다. 예전 온돌방처럼 한 번 데워지면 아침까지 훈훈한 그런 느낌은 없다. 이게 효율이 좋은 건지 아니면 단순히 빨리 식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방비 숙제

겨울이 지나고 전기 요금 고지서를 처음 받았을 때 사실 좀 얼떨떨했다. 확실히 예전보다 조금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전기 요금 누진세 때문에 결국 조삼모사 아닌가 싶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은 히트펌프로 바꾸면 훨씬 낫다고 하는데, 그거 설치비가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카펫 깔고 텐트 치고 자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공사할 때 들어간 비용과 지금 매달 나가는 전기료를 합치면, 차라리 창호에 뽁뽁이나 더 정성스럽게 붙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끝맺지 못한 찜찜함

지금도 거실 바닥을 밟을 때면 아주 미세하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건식 판넬 구조상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영 개운치가 않다. 업자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거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둘러대는 건지 알 도리가 없다. 다음에 또 이런 공사를 할 일이 있다면 그때는 좀 더 꼼꼼히 알아보고 싶지만, 사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겨울은 또 오고, 보일러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따뜻하긴 한데, 무언가 조금씩 엇나간 듯한 느낌은 여전하다.

“방바닥 뜯어내려다 포기하고 건식 온돌 덮어버린 이야기”에 대한 4개의 생각

  1. 전기 온수보일러에 패널을 붙이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바닥 미장 문제 때문에 처음부터 큰 시스템을 설치하려다 예산을 폭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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